- 초보자인 경우, 운을 실력으로 착각해 과도한 리스크를 추구하곤 함
- 수익률을 높이려고 하기보단,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투자의 핵심
조나단 버튼(Jonathan Burton)은 그의 책 ≪Investment Titan≫에서 재미있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독자들을 초청해서 다음과 같은 두 질문을 했습니다.
- 당신은 평균보다 타인과 잘 어울리는가?
- 당신은 평균보다 운전을 잘하는가?
각 질문에 대해 ‘예’라는 대답을 한 사람이 90% 이상이었다고 합니다. 산술적으로 90% 이상의 사람이 평균보다 더 잘할 수 없으니 자기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사람이 40%나 되는 셈입니다.
물론, 자신의 능력에 대해 자신감이 있는 것은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하지만 투자에서는 전혀 좋지 않은 자세입니다. 왜 그럴까요? 지나친 자신감은 과도한 리스크를 추구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한 번이라도 미끄러지면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보기 쉽습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투자를 쉽다고 여기곤 합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연 100% 수익률을 내는 것은 쉬운 일이다’라는 얘기도 종종 들립니다. 하지만 이런 얘기들을 하는 사람들의 투자경력이 짧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보통 몇 개월이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두 달 월 10%~20% 수익을 냈다고 연 100% 수익이 가능하다는 논리인데,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생각나는 그래프가 있습니다.
더닝 크루거 효과(Dunning-Kruger effect)란 무능력한 사람일 수록 자신의 능력을 과대 평가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더닝-크루거의 연구 결과, 상위 25%에 해당하는 사람은 실제 성적에 비해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에 반해 나머지 모든 그룹은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실제 성적이 나쁠 수록 과대평가하는 수준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솔직히 트레이딩을 처음 접하고 수익을 내는 게 정말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던 때가 저도 있었습니다. 한국증시에 상장된 주식들의 과거 데이터를 모두 수집하여,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데이터에서 잘 통했던 방식으로만 투자하면 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백테스트 결과, 수익이 연평균 150%가 넘는 전략을 만들었을 때가 아직도 기억납니다.
처음 그 수치를 보자마자 가진 모든 돈을 그 전략에 넣어야겠다는 생각까지 했지만, 결국 적당한 금액으로 운영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며칠 동안은 수익을 봤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미국장이 급락하면서 계좌에도 큰 손실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뭔가 잘못됐음을 감지하였습니다. 다행히 손실에 비례해서 운용액을 조금씩 줄였고, 결국 연평균 150% 전략은 폐기되었습니다.
투자를 하면 할수록 투자가 어렵다는 것을 절감합니다. 개별주에 투자해서 꾸준한 수익률을 거둔다는 것은 예술의 영역에 가깝습니다. 연 150%의 수익이 아니라 연 15%의 수익을 내기도 정말 어렵습니다. 위 그림(출처 : 존 보글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에서 볼 수 있듯 50년 동안 기관투자자들 중 미국 주가지수보다 확실히 더 높은 수익을 낸 펀드는 총 355개 중 2개로 0.5%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프로들의 성과 역시 일반 개인투자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당신의 투자 성과가 좋지 않은 이유는 전체 수익이 낮아서가 아니라, 큰 손실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의 자금은 소중하기에 수익을 더 잘 내는 것보다 잃지 않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혹시 자신이 투자에 자신감이 넘치는 것 같으면 투자경력이 최소 2년이 넘는지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투자해본 경험이 얼마 없는데 자신감이 넘친다면 분명히 위험신호입니다.
※ 2022년 5월 31일, 이루다투자의 이름이 든든으로 새롭게 바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