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SG, BCI, DBC, PDBC 원자재 ETF 4종 비교
- 추종 지수, 보수, 거래량, 투자 비중 등을 중심으로 나의 투자 성향에 맞는 ETF 선택
자산배분 투자자라면 언젠가 한번은 고민하게 되는 원자재 ETF. 원자재 ETF는 자산 배분에서 인플레이션을 헷지하는 수단으로 고려되는 주요 자산 중 하나입니다. 전 세계 정부에서 경기부양을 위해 막대한 통화 팽창 정책을 펼치고 있는 요즘, 인플레이션 대비의 관점에서 원자재 ETF의 중요성은 그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원자재 ETF로 인플레이션을 헷지하고자 하는 자산배분 투자자는 어떤 ETF를 골라야 할까요? 다양한 원자재 ETF 사이에서 고심하는 분들을 위해 전세계에서 운용 규모가 가장 큰 ETF 4종을 간단히 비교해보았습니다.
GSG (iShares S&P GSCI Commodity-indexed Trust)
GSG는 원자재 ETF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습니다. GSC가 추종하는 S&P GSCI는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원자재 상품 시장의 상승 정도와 비교 척도의 역할을 하는 원자재 지수입니다. ETF의 명가 Blackrock에서 GSG를 운용하고 있으며, 24개의 원자재의 최근 5년간 평균 생산량을 계산해 이를 바탕으로 투자 비중을 정하고 있습니다.
2020년 기준 지수의 61.7%를 에너지 섹터가 차지할 만큼 투자자에겐 에너지 섹터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ETF입니다. 이처럼 GSG의 높은 에너지 투자 비중은 에너지 수요(유가)에 따라 급상승 혹은 급락하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GSG는 롤오버를 거의 1~2달 간격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현물 가격을 잘 추종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현물과 선물의 가격 변동에 따라 콘탱고 장에서는 롤오버에 따른 손실 요인으로, 백워데이션*(현물가격>선물가격)이 주도하는 상승장에서 추가 수익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앞서 언급한 특징을 통해 짐작할 수 있듯 GSG는 변동성이 큰 ETF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운용보수는 0.75%로 다른 비교군에 비해 높은 편이며, 준수한 거래량을 보입니다. 전반적으로 단기투자자에게 유리한 구조의 원자재 ETF로 에너지 섹터의 비중을 높게 가져가고 싶거나, 현물 가격 추종을 원하는 분이라면 GSG를 추천해 드립니다.
BCI (Aberdeen Standard Bloomberg All Commodity Strategy K-1 Free ETF)
BCI는 GSG의 반대편에 서 있는 ETF라고 할 수 있습니다. S&P GSCI와 함께 현재 원자재 지수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Bloomberg Commodity 지수를 추종하고 있습니다. Bloomberg Commodity는 총 22개의 원자재에 투자하며, 한 섹터의 비중이 33%를 초과할 수 없도록 설정되어있어 다각화 면에서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지수이기도 합니다.
원자재 투자의 분산이 리밸런싱 측면에서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선 상반된 연구 결과가 모두 존재합니다. 원자재 선물 투자를 다룬 유명 논문인 (Erb & Harvey, 2005)에서는 원자재는 역사적으로 서로 상관관계가 낮아 분산했을 때 리밸런싱 효과가 최대화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세계적 헤지펀드 AQR의 논문 (Ilmanen & Maloney, 2015)에서는 리밸런싱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고 이를 반박하기도 합니다. 리밸런싱을 떠나서 좀 더 다각화된 지수가 변동성이 낮은 건 사실로, BCI는 이번 유가 폭락 장에서 가장 뛰어난 방어를 보여준 ETF이기도 합니다.
BCI는 액티브 ETF이기 때문에 원자재 선물 외에도 원자재 관련 스왑과 옵션에도 투자할 수 있습니다. 최근 보유 자산을 보았을 때 선물 비중을 100%로 운용하고 있지만, 언제든 다른 상품으로 바꿀 수 있는 여지가 있는만큼 매니저 리스크 발생 위험이 있습니다. 금의 비중이 높은 것도 자산배분 투자자가 고려해야 할 요소 중 하나입니다.
BCI의 단점은 낮은 거래량입니다. 다른 세 개의 ETF(GSG, DBC, PDBC)에 비해 거래량이 풍부하지 못하기 때문에 슬리피지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롤오버 방식이 GSG와 같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콘탱고 장에서 손실 위험이 있습니다.
BCI의 운용 보수는 0.29%로 ETF.com에서 말하는 원자재 ETF의 평균 보수율 0.87%보다 무려 0.58%나 싼 값입니다. 이처럼 낮은 비용은 장기 투자자에게 큰 이점이 될 수 있습니다.
DBC (Invesco DB Commodity Index Tracking Fund)
DBC는 GSG와 BCI의 중간 정도에 있는 ETF입니다. DBC가 추종하는 DBIQ 지수는 세계에서 가장 거래가 많이 되는 14개의 원자재에 투자하며, 각 원자재의 역사적 생산량과 공급량을 반영하여 투자 비중을 설정합니다. 에너지 섹터 비중에 60%의 상한선을 두었기 때문에 GSG처럼 에너지 섹터의 가중치가 높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BCI처럼 다각화가 확실히 되어있진 않은 ETF입니다.
DBC의 가장 큰 장점은 전략적 롤오버입니다. GSG와 BCI가 잦은 롤오버로 현물 가격을 추종하는 반면에, DBC는 필요시에만 롤오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롤오버 진행 시 백워데이션일 때는 이익을 최대화하고 콘탱고일 때는 손실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물이 급상승한 경우 현물 가격 추종이 불리하기도 하지만, 이는 가격 상승에서 오는 수익뿐만 아니라 롤오버 시 발생하는 수익도 고려한 전략으로 (Erb & Harvey, 2015) 역시 원자재 선물 투자에서 이와 같은 롤오버 발생 수익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DBC의 운용 보수는 0.85%로 높은 편입니다. 최근 5년간 원자재 성적의 부진 및 PDBC의 출시에 따라 DBC의 거래대금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운용 자산과 거래량 면에선 GSG와 BCI를 현저히 앞선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패시브하게 운용되어 위험도가 낮고 앞서 말한 전략적 롤오버의 이점이 있어 장기투자자들에게 적합한 ETF라고 볼 수 있습니다.
PDBC (Invesco Optimum Yield Diversified Commodity Strategy No K-1 ETF)
PDBC는 DBC와 비슷한 구조를 하고 있지만, 일부분에서 차이를 보이는 ETF입니다. DBC와 마찬가지로 DBIQ를 추종하며 롤오버 방식이 같고, 2014년부터 지금까지의 누적 수익률도 DBC와 궤를 달리하지 않습니다.
먼저 ‘비용’과 ‘거래량’에서 이 둘의 차이가 나타납니다. PDBC의 운용 보수는 0.58%로 DBC 보다 저렴합니다. 이는 장기 투자 시 수익률에 큰 차이를 불러올 수 있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또한, PDBC의 거래량은 DBC의 2배 이상으로, DBC가 거래량 기준으로 2위를 차지하는 원자재 ETF라는 걸 고려했을 때 이는 압도적인 거래량임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 3년간 DBC의 거래대금이 지속해서 감소한 것과는 반대로 PDBC는 20억 달러가량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PDBC의 증가분 중 상당량은 DBC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DBC와 PDBC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높은 ‘자유도’에 있습니다. 이는 PDBC의 큰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앞서 설명한 BCI도 원자재 선물을 비롯해 원자재 관련 스왑과 옵션에 투자할 수 있는 액티브 ETF입니다. 하지만 PDBC 같은 경우 스왑과 옵션은 물론, 원자재 관련 지수 선물·notes·선도·주식·다른 ETF 및 ETN까지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의 범위가 굉장히 넓습니다. 이는 곧 매니저 리스크가 너무 높다는 단점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실제 PDBC는 현재 선물 외에 스왑 계약을 맺고 있고, 스왑은 선물 이상의 레버리지, 유동성 그리고 거래상대방 위험(Counterparty Risk)가 존재합니다. 물론 스왑이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스왑은 선물 거래를 할 필요가 없어 매매 수수료를 아낄 수 있고, 슬리피지 및 가격 왜곡 등 매매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도 합니다.
PDBC의 액티브한 면이 투자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은 사실이지만, DBC와 수익률이 비슷하면서도 보수는 저렴하고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굉장히 매력적인 ETF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내용을 표로 정리하면 위와 같습니다. 각각의 특징과 장단점이 다른 만큼 무엇이 최고의 원자재 ETF라고 꼽기는 어렵습니다. 마찬가지로 개인의 투자 성향 및 포트폴리오 구성에 따라 추천되는 원자재 ETF 역시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맞는 최적의 ETF를 찾는데, 본 글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길 바랍니다. 이루다투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투자 정보로 여러분의 투자에 도움되고자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메일을 등록하셔서 이루다투자가 전하는 투자 정보를 손쉽게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리서치 · 글 / Roger Kim
용어 안내
– 롤 오버(Roll over) : 만기에 이른 채권이나 증권 등을 최초 계약과 같은 조건으로 계약을 연장하는 행위
– 콘탱고(Contango) : 상품의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비싸지거나 결제월이 멀어질수록 선물가격이 높아지는 현상. 선물 고평가라고도 함.
– 백워데이션(Backwardation) : 일시적으로 공급 물량이 부족해지거나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인 상태. 현물 가격이 선물 가격보다 높아지는 상황을 ‘백워데이션’이라고 부름.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태, 역조시장이라고도 함.
참고 문헌
– Erb, C., & Harvey, C. (2005). The Tactical and Strategic Value of Commodity Futures. SSRN.
– Erb, C., & Harvey, C. (2015). Conquering Misperceptions about Commodity Futures Investing. SSRN.
– Ilmanen, A., & Maloney, T. (2015). Portfolio Rebalancing (Part 1 of 2: Strategic Asset Allocation). AQR research.
※ 2022년 5월 31일, 이루다투자의 이름이 든든으로 새롭게 바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