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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를 한다면 누구나 바라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적정 가격 대비 낮은 가격에 매수해서, 높은 가격에 매도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적정 가격이 얼마이며, 현재 가격이 적정 가격 대비 높고 낮은 정도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기존의 연구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금융 재무에서 가장 유명한 페이퍼 중 하나인 “The Dividend-Price Ratio and Expectations of Future Dividends and Discount Factors”[1]에서는 다음과 같이 항등식을 제시합니다.
우리는 t 시점의 주가를 Pt, 배당금을 Dt, 수익률을 Rt라 표기한다면, 수익률을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 수식은 t기부터 t+1기 까지의 주식 수익률은 t+1기의 가격과 지급받은 배당금을 t기의 가격으로 나눈 값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소문자를 로그 변수로 정의한다면 (예시, pt= log(Pt)), 1차 테일러 전개를 통해 다음과 같은 항등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자세한 수식 증명은 별첨을 통해 확인 가능합니다).
여기서 좌변 (pdt)는 배당금 대비 주가 (log(Pt/Dt))이고, △dt+1+j는 배당 성장률을 뜻 (log(Dt+1+j /Dt+j)) 합니다. ρ는 상수로서 통상 0.98 정도의 값을 가집니다. 이 관계식은 항등식이기에 어떠한 경우에도 성립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 수식을 요약하자면, 현재 만약 배당금 대비 주가가 높다면, 미래에 (1) 수익률 (rt+1+j)이 낮거나 (2) 배당 성장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추후 이루어진 연구들 (Cochrane (2008[2], 2011[3]), Koijen and Van Nieuwerburgh (2011)[4])에서는 현재 배당금 대비 주가가 높다는 것은 첫번째 케이스인 향후 수익률이 낮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그림 1]은 미국 주가지수를 기준으로 배당 수익률 (4배를 곱해 리스케일 해준 값)과 그로부터 향후 7년 주식 수익률을 표기한 결과입니다. 이 그림으로부터 우리는 배당 수익률이 높은 시기 (주가 대비 배당금이 높은 시기)에는 주식 수익률이 높고, 낮은 시기엔 주식 수익률이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이는 우리가 과거 대비 현재의 배당 수익률이 어떠한지를 살펴본다면, 향후의 수익률을 매우 유의미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다만, 이를 실제 투자전략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는 장기 전략에 해당한다는 점 ([그림 1]도 향후 7년 수익률을 표기)
배당금이 계절성 (회계년도 말에 집중)을 가진다는 점
두 가지 주의 사항을 통해 우리는 실제로 투자전략으로 이를 활용한다면 다음과 같은 가이드라인을 따를 수 있습니다.
매년 말 해당 년도에 지급한 배당금을 모두 합산한 뒤, 이 값이 현재의 주가대비 얼마나 높은지를 평가
만약, 배당금 대비 주가가 높다면, 향후 장기 수익률이 높다는 점을 시사함으로 장기적으로 주식 포지션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략 수립
그럼 2021년 초인 지금 2020년도를 돌이켜보면 어떨까요?
[그림 2]에서는 SPY ETF의 배당 수익률 (파란색 선 및 왼쪽 y축)과 미래 1년 수익률 (녹색 선 및 오른쪽 y축)을 표시하였습니다. [그림 1]과 마찬가지로 연말의 배당 수익률과 그 다음년도 1년 간의 수익률은 매우 유사하게 움직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분석해 본다면, 2020년도 말 배당 수익률이 과거 대비 낮은 것으로 보아 2021년도의 시장 수익률은 2020년도에 비해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따라서 앞으로 1년 간은 이에 유념해 미국 주식시장의 포지션을 예년에 비해 다소 축소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항등식을 통해 배당 수익률과 미래 수익률이 어떻게 밀접하게 연관되었는지를 확인해보았습니다. 배당 수익률과 미래 수익률은 정비례관계에 있기에, 현재 주가 대비 배당금이 높다면, 향후에 수익률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배당은 계절성을 띄기에, 이를 단기 예측에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포지션을 선정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리서치 · 글 / Don Lee *본 자료는 정보제공을 위해 작성되었으며, 펀드 등 금융투자상품 판매를 권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인용 자료 [1] John Y. Campbell and Robert J. Shiller, 1988, “The Dividend-Price Ratio and Expectations of Future Dividends and Discount Factors”, Review of Financial Studies 1-3. [2] John H. Cochrane, 2008, “The Dog That Did Not Bark: A Defense of Return Predictability”, Review of Financial Studies, 21-4. [3] John H. Cochrane, 2011, “Presidential Address: Discount Rates”, Journal of Finance, 66-4. [4] Ralph S.J. Koijen and Stijn Van Nieuwerburgh, 2011, “Predictability of Returns and Cash Flows”, Annual Review of Financial Economics, 3.
주가 변동성을 고려한 포트폴리오(Volatility Managed Portfolio)를 구성한다면 유의미한 성과 달성 가능
많은 투자자가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합니다. 이루다투자에서는 지난 포스트 ‘최적의 리밸런싱 타이밍은 언제일까‘에서 주식과 채권 비중의 꾸준한 리밸런싱을 통해 더 나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본 포스트에서는 전통 자산배분 형태인 주식 60%, 채권 40%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로 주가의 변동성을 통한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전략 (Volatility Managed Portfolio) 방식을 탐구해 보려고 합니다.
Volatility Managed Portfolio
지난 2017년 Journal of Finance에서 발표된 “Volatility-Managed Portfolios”[1]에 따르면 최근 주가 변동성이 높으면 주식의 비중을 줄이고, 낮으면 주식의 비중을 높이는 전략은 매우 유의미한 성과 개선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포트폴리오(Volatility Managed Portfolio)는 변동성을 낮춰주는 동시에 일정한 수익률을 보장해 높은 Sharpe Ratio(변동성 대비 평균 수익률)를 갖습니다.
[그림 1]은 S&P 500의 일일 수익률로 월별 변동성을 구한 후 이를 기준으로 5분위로 분류한 뒤, 다음 달 수익률 (좌측 패널)과 변동성(우측 패널)을 나타낸 것입니다. 우리는 변동성에 따른 수익률 차이는 미미하나 변동성이 매우 지속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이번 달 변동성이 높았다면, 다음 달 변동성도 높은 경향성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를 토대로 우리는 이번 달 변동성에 반비례해 주식의 비중을 리밸런싱한다면, Sharpe Ratio를 높일 수 있다고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60/40 포트폴리오와의 비교
이러한 전략을 전통적인 방식의 자산 배분인 주식 60%, 채권 40% 포트폴리오와 비교해 성과를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해당 전략의 유효성을 분석하기 위해 주식 상품으로는 S&P 500 지수를 채권으로는 미국 3개월물 국채를 사용했습니다. S&P 500 데이터는 Yahoo Finance, 미국 3개월물 국채 데이터는 FRED로부터 내려받아 사용하였습니다.
먼저 S&P 500의 일일 수익률을 바탕으로 월별 표준편차를 계산합니다. 이번 달 표준편차가 과거 5년 (60개월) 표준편차 대비 몇 퍼센트에 속하는지(percentile score)를 계산합니다. 이 스코어를 기준으로 미국 3개월물 국채에 투자한 후, 나머지 부분을 주식에 투자한다면, 변동성이 높은 달엔 주식의 비중을 줄이고, 낮은 달엔 주식의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0년 3월 말 S&P 500는 코로나 충격으로 인해 표준편차가 0.056 에 육박하였습니다. 이는 과거 60개월 대비 상위 99%에 해당하는 값으로 지난 5년 간 가장 높은 변동성을 지닌 달에 해당합니다. 이 경우 3개월 물 채권을 99%를 투자하고 나머지 1%를 주식에 투자하는 포트폴리오로 3월 말 리밸런싱 하는 것입니다.
[그림 2]는 전통적인 주식 60% 채권 40% 포트폴리오 (60/40 Portfolio), 주식 100% 포트폴리오 (S&P 500), 그리고 변동성을 통해 비중을 조절해주는 포트폴리오 (Volatility Managed Portfolio)의 누적 수익률을 비교해 본 것입니다. 우리는 전통적인 방식의 포트폴리오 대비해 유의미한 성과 개선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놀라운 점은 주식의 100% 투자하는 포트포리오와 대비해, 대부분의 기간 성과가 좋을 뿐 아니라 2008년 금융위기나 2020년 코로나 판데믹 기간과 같이 주식의 수익률이 많이 감소하는 시기에도 상당히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더 엄밀히 검증하기 위해 세 개 포트폴리오의 최대 낙폭 (Max Drawdown)을 계산해보겠습니다. 최대 낙폭은 투자 중 고점에서 저점까지 떨어진 비율을 의미합니다.
[그림 3]은 최대 낙폭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로, 최대 낙폭이 지난 고점 대비 저점까지의 비율이라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세 가지 포트폴리오의 최대 낙폭 값은 다음과 같습니다 (최대 낙폭 값은 항상 음수이므로 표에서는 절댓값을 표기하였습니다).
변동성으로 주식 비중을 조절하는 포트폴리오(Volatility Managed Portfolio)는 주식 100% 포트폴리오(S&P 500) 뿐 아니라 전통적인 주식 60% 채권 40% 포트폴리오(60/40 Portfolio)에 비해서도 상당히 낮은 최대 낙폭 값을 갖습니다. 우리는 전통적인 방식의 포트폴리오는 최대 낙폭이 주식 100% 포트폴리오에 대비해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는 점 또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변동성을 통해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조절한다면 수익률 개선 뿐 아니라 주식 시장이 위기에 빠졌을 때 훨씬 유연하게 이를 대처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Volatility Managed Portfolio는 Sharpe Ratio가 1.35로 같은 기간 S&P 500의 Sharpe Ratio인 0.77을 두 배 가까이 웃도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Volatility Managed Portfolio가 주식 100%의 포트폴리오와 비교해 같은 변동성 대비 두 배에 가까운 기대 수익률을 보상해 준다는 것입니다.
해당 포스트에서는 변동성을 이용해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조절해주는 포트폴리오에 대해서 분석해보았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전략은 매우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보장해 준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전략을 기존의 포스트 ‘최적의 리밸런싱 타이밍은 언제일까?‘에서 제시한 리밸런싱 기법을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실전에서 유의미한 성과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리서치 · 글 / Don Lee *본 자료는 정보제공을 위해 작성되었으며, 펀드 등 금융투자상품 판매를 권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인용 자료 [1] Alan Moreira and Tyler Muir, 2017, “Volatility-Managed Portfolios”, Journal of Finance 72-4.
스탠리 드러켄밀러(Stanley Druckenmiller, Duquesne Capital 전 CEO)는 지난 9월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의 확률과 디플레이션의 확률이 동시에 상승했고, 어떤 게 올지 모르겠다’ 라고 말하였습니다. 제프리 건들락(Jeffrey Gundlach, Doubleline Capital CEO)도 지난 10월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에 동시에 대비하는 것을 언급하면서 영구 포트폴리오를 추천했었죠.
최근 인플레이션이 온다는 전망이 일반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긴 하지만, 투자의 대가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앞으로 어떤 거시경제 시나리오가 펼쳐질지 쉽사리 전망을 내놓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 글에서는 세계 경제가 더욱 큰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는 경우의 수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건데요. 레이시 헌트(Lacy Hunt, HIMCO 이코노미스트 겸 부사장, 이하 헌트 박사)라는 유명한 채권투자자의 논리를 인용해서 글을 진행해 보겠습니다. 그는 우리가 부채의 늪에 빠져있으며 인구 구조의 측면에서도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어 우리 사회가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부채 문제
헌트 박사가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는 높은 부채율입니다. 미국의 GDP 대비 총부채율은 400%에 근접해 역대 최고의 수준입니다. (그림 1).
부채가 없다면 소득 대부분을 소비로 해도 문제가 없겠지만, 부채율이 높다면 소득 대부분은 원리금 상환을 위해 쓰이게 되어 (가처분 소득이 낮아진다고도 말합니다.) 적은 소비는 디플레이션에 압박을 강합니다. 부채의 본질은 결국 미래의 소득을 당겨온 것이라 표현할 수도 있죠. 다만, 우리가 만든 부채를 통해 성장할 수 있다면 결과적으로 소득이 증가하며 부채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되겠지만, 성장하지 못한다면 늘어나는 부채율은 경제 주체들이 부채를 갚도록 강요하기 때문에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오늘날의 부채율은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주기 시작하는 임계점을 넘었습니다.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처럼 부채와 성장률에 대입해 한계 ‘성장률’ 체감의 법칙이라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림 2). 밑의 그림에서 초록색 화살표로 보실 수 있듯이 장기부채 사이클의 초입부에서는 부채의 증가가 한계 성장률의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노란색 화살표로 다가갈수록 부채가 증가해도 한계 성장률의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죠. 그 후 어떤 임계점을 넘으면 빨간색 화살표로 볼 수 있듯이 부채의 증가가 한계 성장률의 악화를 불러옵니다.
이 임계점을 넘으면 부채의 상승이 성장의 저하로 연결되므로, 한 때 경제 성장을 이끌던 대출 혹은 투자가 오히려 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상태까지 가게 됩니다. 미국은 비금융 섹터의 GDP 대비 부채율이 309%까지 올라가면서 벌써 260%-280% 부근의 임계점을 훨씬 넘었습니다 (그림 3). 이 말인즉슨 미국이 더는 부채를 늘려 성장과 인플레이션을 도모할 수 없다는 걸 뜻합니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를 살펴봐도 비슷한 결론에 닿을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을 꺾은 후부터 즉 1980년대부터 미국 연준의 금리 기조는 금리를 내리고 성장을 일으켜 디레버리징을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가능해지려면 네 가지의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헌트 박사는 주장하는데요 :
1. MB(본원통화)를 늘릴 권한 2. MB(본원통화)를 늘릴 권한 3. M2와 Velocity(통화유통속도)간의 안정적 상관관계 유지 4. 금리를 내릴 폭
물론 본원통화를 늘릴 권한은 연준이 아직 갖고 있지만, 나머지의 기능들이 예전같지 않아 중앙은행이 힘을 잃어버렸다고 헌트 박사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통화정책의 한계를 외치면서 지속해서 더 큰 재정정책을 요구하는 제롬 파웰(Jerome Powell,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만 봐도 이 변화를 엿볼 수 있죠. 중앙은행이 힘을 잃었다는 것은 더는 통화정책으로 성장 및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는 게 불가능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정리해보자면 과거에 부채율이 적었을 때는 적당한 부채가 경제 성장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부채율이 지나치게 늘어남에 따라 한계 성장률 체감 법칙에 의해 이제는 부채의 증가가 오히려 경제 성장을 저하 시키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더불어 장기부채 사이클의 끝에 와 있어 중앙은행도 더 이상 힘을 쓸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졌고요. 이 모든 건 미국 경제가 더 큰 디플레이션으로 빠질 수도 있다는 걸 암시하고 있습니다.
인구 구조의 문제
헌트 박사가 부채 문제만큼 심각하게 생각하시는 것은 바로 인구 구조의 문제입니다. 월드뱅크에서는 2060년이 되면 동아시아와 유럽은 고령화에, 아프리카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도 고령화가 꽤나 진행된 상태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림 5). 인구의 고령화는 경제 전반적으로 수요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물가 하락에 압력을 가합니다.
미국도 예외가 아닙니다. 특히 총 인구 대비 경제활동인구를 보면 (그림 6) 1990년대 중반에 정점을 찍고 내려오고 있습니다. 미국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를 하기 시작하면서 경제활동인구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미국의 전망도 그리 밝지만은 않습니다.
헌트 박사는 다른 지표들 또한 참고하는데요. 먼저 미국의 비농업 취업인구는 꾸준히 증가했지만, 증가하는 속도가 최근 들어 꽤나 저조합니다. 1940년부터 1979년까지를 보시면 매년 2.8% 증가했지만, 최근 40년간은 그 속도가 매년 1.3%로 줄었습니다 (그림 7). 또한 총인구 증가율도 1940년부터 1979년까지는 매년 1.4% 증가했지만 최근에는 그 증가율이 0.7%까지 줄었습니다. 이 결과에는 저출산뿐만이 아닌 이민인구의 축소도 기여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최근 인구 구조와 미국 국채 수익률 간의 상관관계가 크다는 연구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그림 8). 즉, 어떤 이유가 됐건 인구의 고령화가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을 불러오고 있다는 것이죠.
디플레이션의 시나리오를 가정하는 데에 부채와 인구 구조의 문제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두 가지의 팩터를 제외하더라도 불평등, 기술의 발전, 원자재 과잉 공급, 세계화 등의 요소들이 현재의 디스인플레이션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돈을 찍는다면?
최근 40년을 돌아보면 위에서 나열한 디스인플레이션의 요소들의 힘이 더 강했던 게 사실입니다. 헌트 박사는 이 트렌드가 더 지속될거라는 의견이라고 볼 수 있고요. 그렇다면 최근에 인플레이션이 올 거라는 컨센서스가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돈을 찍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림 9).
인플레이션이 올 거라고 주장하는 애널리스트 들은 보통 부채와 인구 구조 등의 문제들을 인식하고 있지만 돈을 찍으면 다 해소될 거라는 입장입니다. 돈을 찍어 디플레이션에서 인플레이션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날 거라는 것이죠. 헌트 박사님은 이 논리에 어떻게 반박할 수 있을까요?
먼저 각국 중앙은행이 돈을 찍고 있지만 그 돈이 실물경제로 흘러들어가지 않는다는 게 첫 번째 반박입니다. MB(본원통화)는 늘고 있지만 M2(광의통화)는 그만큼 늘지 않고 있다는 것이죠. 실제로 M2/MB를 측정하는 통화승수라는 지표는 점점 내려와서 역대 최저점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그림 10). 통화승수가 올라오려면 은행들이 대출을 늘려야 하는데 경기가 워낙 안 좋기 때문에 은행들이 대출을 꺼려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한 높은 부채와 한계 ‘성장률’ 체감의 법칙에 의해서 이미 부채의 증가가 성장으로 이어지는 시기는 지났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들이 대출을 늘릴 리가 없죠.
하지만 통화승수를 올릴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은 정부가 큰 재정적자를 일으켜 시중에 돈을 직접 투입하는 것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최근 세계 각국의 정부는 코로나 사태를 이겨내기 위해서 큰 재정적자를 내고 있죠.
이와 관련해서 헌트 박사는 정부의 투자가 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정부의 부채가 많이 올라와 있는 상태에서의 투자는 별 효과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미국 정부의 GDP 대비 부채율은 현재 137%로 앞서 말씀드린 임계점 수치인 90%를 훨씬 넘었습니다 (그림 11). 이런 상황에서는 투자를 아무리 많이 해도 성장 및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수차례 밝혀져 왔다고 헌트 박사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의 투자가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민간의 투자는 줄고 있습니다 (그림 12). 큰 정부를 옹호하는 경제학자들도 물론 있겠지만 보통 시장 경제에서는 정부보다는 민간의 투자가 더 효율적이라는 게 정론입니다. 같은 돈을 테슬라 혹은 애플에 맡길지 미국 정부에 맡길지 생각해 보면 생산성의 측면에서는 전자가 더 좋은 선택일 확률이 높겠죠.
이렇게 정부의 투자는 늘고 있는데 민간의 투자는 줄어드는 현상을 경제학에서는 구축 효과(crowding effect)라고도 합니다. 어느 나라든 민간 혹은 정부가 쓸 수 있는 총 자본의 양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미국의 예를 들자면 1/ 미국 가계, 기업, 정부가 저축한 돈 2/ 해외에서 들어온 돈 3/ 연준이 찍어낸 돈 정도가 있겠죠. 보통은 1번이 총 자본의 양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런데 미국 가계, 기업, 정부의 순저축은 이미 마이너스입니다. (그림 13).
그렇다면 해외에서 투자를 더 받던, 연준이 돈을 더 찍어내던 두 가지의 선택만이 남습니다. 물론 연준이 돈을 찍고 있기는 하지만 GDP 대비 민간 투자율이 줄고 있는 걸로 봐서는 아직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민간 투자에 사용될 자금을 빼앗아 가고 있는 상황이죠.
그럼에도 돈을 더 찍으면 어떻게 될까요? 인플레이션이 올 거라고 주장하는 애널리스트 들은 정부가 재정적자를 유지하기만 한다면 결국에는 M2가 크게 늘어날 것이고 (그림 14) 이것이 부채를 갚는데 쓰이던, 소비를 하는데 쓰이던 해서 물가 상승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에 대한 답으로 헌트 박사는 Velocity(통화유통속도)가 낮아져서 돈이 안 돌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댑니다. 아무리 M2가 늘어나더라도 이 돈이 부채를 갚는데 쓰이거나 저축을 하는데 쓰인다면 결국 인플레이션이 올 수 없다는 주장이죠. Velocity가 이번 코로나 사태 때 M2의 큰 증가에도 불구하고 크게 주저앉은 건 사실입니다 (그림 15).
하지만 이 모든 걸 이겨낼 수 있을 정도로 돈을 많이 찍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헌트 박사는 그때는 하이퍼 인플레이션(Hyper-Inflation)이 올 것이라 주장합니다. 하이퍼 인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이 주체할 수 없는 정도로 커지는 것으로, 인플레이션이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하는 애널리스트들과는 그 결이 다릅니다.
단,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오려면 현재의 연준법 상으로는 힘들고 연준법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현재는 연준이 국채를 유통시장에서만 매입할 수 있지만 만약 발행시장에서 매입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된다면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죠. 현재로서는 정부가 재정적자를 운용하고 싶다면 부채를 늘려야 가능합니다. 연준법이 개정된다면 부채를 안 늘리고도 정부가 재정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것이죠. 실제로 1920년대의 독일과 1930년대의 중국 등 역사적으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난 적이 있다고 말합니다.
결론
결론적으로 헌트 박사는 디플레이션 혹은 하이퍼 인플레이션이라는 극과 극의 시나리오를 보고 있습니다. 부채와 인구 구조의 문제가 워낙 심각한 상태라 이대로면 디플레이션으로 가겠지만 정말 이 디플레이션의 힘을 이겨낼 정도로 돈을 많이 찍는다면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죠.
서론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인플레이션이 올지 디플레이션이 올지 예측하는 일은 정말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현재 이루다투자의 포트폴리오에는 명목국채와 물가연동채를 같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리서치 · 글 / Roger Kim *본 자료는 정보제공을 위해 작성되었으며, 펀드 등 금융투자상품 판매를 권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최근 달러 약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글을 쓰고 있는 12월 22일 기준으로는 달러인덱스가 90 언저리에, 원·달러 환율은 1,100원 초반에 안착해 있습니다. 달러 약세는 지속할 수 있을까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애널리스트 린 알덴은 페트로달러 시스템에 균열이 생기고 있고, 미국 내부에서 달러 공급이 늘고 있어 향후 5년간 달러 약세가 더 강해질 거라 보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전망이 나오게 됐는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화폐의 역사
먼저 페트로달러 시스템이 무엇인지 알아보아야겠죠. 이를 위해서는 화폐의 역사를 간단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1) 금본위제 혹은 은본위제
세계 2차대전이 끝나고 브레튼우즈 시스템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거의 모든 국가가 금본위제 혹은 은본위제를 유지했습니다. 금본위제란 금의 가치만큼 화폐를 찍어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은본위제도 마찬가지입니다. 금 또는 은과 같은 귀금속의 뒷받침이 필요했던 이유는 이들이 공급이 한정적이어서 희소하기 때문입니다. 화폐는 결국 신뢰를 기반으로 한 교환의 매개이기 때문에 희소성이 있어 확실히 믿을 수 있는 실물 자산과의 연동이 필요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화폐 공급이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금 혹은 은의 양과 정확히 고정되어 있어 제대로 된 통화정책이 불가능했습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는 충분히 조절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 혹은 디플레이션을 어쩔 수 없이 용인했던 시기입니다. 그만큼 화폐의 공급이 절대적으로 제한되어 있었습니다.
2) 브레튼우즈 시스템
이후 세계대전이 끝난 뒤 만들어진 통화 시스템을 우리는 브레튼우즈시스템이라고 부릅니다. 세계 대전을 치르며 미국은 대량의 무기 수출로 큰돈을 벌었고, 유럽과 아시아가 초토화되고 있을 때 인프라 건설을 하며 독보적인 경제적 지위를 얻게 되었죠. 또한, 여러 국가가 비교적으로 안전했던 미국으로 금을 옮기기 시작하면서 미국은 전 세계 금의 70%를 보유하게 됩니다.
이처럼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미국은 금 1온스를 35달러에 연동시키는 금태환제도를 만들고 다른 화폐들을 달러에 고정했고, 브레튼우즈 시스템이 시작됩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달러가 국제결제통화로 쓰이기 시작합니다.
달러가 전 세계의 결제통화로 쓰인다는 말은 달러에 대한 수요가 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또한, 유럽과 일본이 본격적으로 외환 보유고에 달러를 비축하게 되면서 전 세계 국가들의 달러 자산이 늘고 동시에 미국이 갚아야 하는 부채도 늘어나게 되었죠 (그림 3).
그런데 1960년대에 접어들면서 미국은 경기부양과 베트남전쟁 등의 이유로 큰 재정적자를 내게 됩니다. 즉, 달러의 공급을 늘리기로 한 것이죠. 이때 다른 국가들은 달러의 지위에 대해 의심을 하기 시작합니다. 달러를 믿었던 이유는 금과 연동이 돼 있었기 때문인데, 달러의 공급이 많이 늘어났고, 그 결과 금과 교환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던 거죠. 그래서 여러 국가는 보유하고 있던 달러를 금으로 바꾸기 시작하고, 미국의 금 보유량은 급격하게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그림 4).
결국, 미국은 이 시스템이 지속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고 1971년에 닉슨 쇼크라고도 불리는 금태환제도의 끝을 선언합니다. 브레튼우즈 시스템이 막을 내린 것입니다. 그리고는 새로운 통화 시스템을 만들게 되는데 – 그것이 이 글에서 주로 다룰 페트로달러 시스템입니다.
3) 페트로달러 시스템
페트로달러 시스템에서는 이전의 시스템(금본위제, 브레튼우즈)과는 달리 모든 국가가 실물 자산과 연동된 실물화폐를 포기하고 법정화폐를 도입하게 됩니다. 법정화폐는 내재적인 가치가 없습니다. 국가가 부여한 가치만이 존재하죠. 법정화폐 도입으로 통화정책을 하는 데에 더 유리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화폐의 공급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화폐 가치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걸 뜻합니다.
페트로달러 시스템에서도 국제결제통화로는 달러를 사용하게 됩니다. 1970년대 초반에만 해도 미국의 국력은 압도적이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GDP는 전세계 GDP의 35%가량을 차지했고, 전 세계의 모든 국가가 미국과의 교역에 의존했습니다. 특히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주 중요한 경제협력을 1974년에 맺습니다.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게 군사력을 제공해주고, 사우디 아라비아는 석유를 수출할 때 달러로 표기해서 수출을 하기로 약속하게 됩니다. 이 점 때문에 ‘페트로달러’ (석유:petroleum) 라는 표현이 생겼고, 달러에 대한 수요는 이어집니다.
트리핀 딜레마
린 알덴이 페트로달러 시스템의 붕괴를 주장하는 첫번째 이유는 트리핀 딜레마라고 불리는 문제 때문입니다. 이 딜레마에 따르면 기축통화 지위와 무역흑자는 양립할 수 없는 개념입니다.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큰 무역적자를 일으켜 해당 통화를 전 세계에 분배해야 합니다. 만약에 기축통화를 포기한다면 무역흑자도 가능하겠죠.
패권국가가 이런 딜레마에 빠지는 이유는 기축통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해당 통화에 대한 큰 수요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달러는 국제결제통화로 쓰이는 와중에 각국의 외환보유고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신흥국들이 부채를 낼 때도 달러로 표기하는 것이 표준입니다. 이 모든 것들은 달러를 인위적으로 강하게 만들고 미국의 수출 경쟁력을 악화시킵니다. 반대로 수입을 하기는 쉬워지죠.
따라서 미국은 달러를 국제적으로 풀어 놓는 대가로 전세계의 수출 수요를 받아내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 시스템상으로는 당연히 큰 무역수지 적자를 일으키게 돼 있고 특히 중국이 WTO에 가입한 2001년부터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는 심화됩니다 (그림 6).
이처럼 큰 무역수지 적자는 당연히 미국에 안 좋은 일입니다. 물론 자유무역을 유지하면서 적당한 수준의 수입을 하는 것은 모두에게 좋지만 사실 국익의 측면에서만 봤을 때는 수출을 수입보다 더 많이 하는 것이 좋기 때문입니다. 트리핀 딜레마가 계속 이어지다 보면 무역수지 적자 외에도 다른 문제들이 생기는데 대외순자산의 큰 하락이 그중 하나입니다. 미국은 페트로달러 시스템을 도입한 뒤 순채권국에서 순채무국으로 변한 것도 모자라 대외순자산이 GDP 대비 마이너스 50%가 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림 7).
위의 표는 각국의 GDP 대비 대외순자산을 보여주고 있는데 역시 미국은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림 8). 이것은 페트로달러 시스템을 선택한 미국의 숙명이기도 합니다.
무역수지 적자, 대외순자산의 악화가 이어지며 미국의 국가경쟁력은 점점 추락하고 있습니다. 몇몇 애널리스트는 이것이 소련과의 패권 경쟁을 하던 시기에는 필요악이었다면 소련이 무너진 1991년 이후로는 미국에 불필요하게도 너무나 불리한 시스템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전 세계 GDP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71년 35%에서 현재 23.91%까지 하락한 상태입니다 (그림 9).
미국에 수출해 꾸준히 성장해온 신흥국에 비해 미국의 성장은 상대적으로 저조했습니다. 또한, 전 세계 외환보유고 중 미국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도 2000년대 초반 정점을 찍고 내려오고 있습니다 (그림10). 앞으로는 세계 여러 나라의 외환보유고에 달러 외 통화들(유로화, 엔화, 위안화 등)이 섞여 쓰일 것으로 린 알덴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중국이란 대항마의 등장
페트로달러 시스템이 미국의 국가경쟁력에 많이 불리하다는 것은 명백합니다. 그런데도 이 시스템이 유지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바로 미국과 미국의 달러를 대체할 나라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다른 이유도 존재합니다. 예컨대 이 시스템이 불러온 세계화는 미국의 상류층 엘리트들에게는 큰 이득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이 얘기는 밑에서 더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중국이라는 대항마가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이것은 여러 지표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요. 먼저 GDP (ppp-adj) 상으로는 중국의 GDP가 미국을 추월했습니다 (그림 11). 2차대전이 이후 미국의 라이벌이었던 일본, 소련도 미국의 GDP에 근접한 적도 없었기에 중요한 변곡점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교역량의 국가별 비중에서 중국이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그림 12). 그 외에도 2차대전 이후로 처음으로 미국이 아닌 중국이 원자재 최대 수입국으로 발돋움했으며, 대부분의 나라의 최대 교역 상대국도 이제 중국입니다.
중국이 이렇게 성장하는 데에는 페트로달러 시스템의 역할이 컸습니다. 중국이 WTO에 가입한 2001년 이후로 중국의 무역수지는 폭발적인 흑자를 기록했고, 미국의 무역수지는 반대로 심각한 적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림 13). 앞서도 말씀드렸다시피 미국의 달러는 인위적으로 강할 수밖에 없어서 중국의 싼 공산품을 마구 수입하게 됩니다. 중국은 이 시스템의 가장 큰 수혜자입니다.
또한, 린 알덴을 포함한 몇몇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이 시스템을 교묘하게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보통 수출주도국가들은 달러를 벌어서 외환보유고에 저축을 하는데, 2013년경부터 중국은 외환보유고의 달러의 비중을 줄이고 있습니다 (그림 14).
그렇다면 이 많은 달러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요? 바로 일대일로라는 프로젝트에 쓰이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프로젝트가 시작한 게 정확히 2013년이죠.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해 중국이 대출해주는 국가들은 모두 원자재가 풍부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림 15).
린 알덴에 따르면 중국은 페트로달러 시스템이 언젠가는 무너질 거라는 것을 깨닫고 원자재 확보를 위해 이 나라들에 막대한 자금을 들이붓고 있다고 합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법정화폐 시스템에서는 화폐의 공급을 늘림에 따라 큰 가치절하를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원자재는 실물자산이기 때문에 법정화폐가 몰락한다면 큰 가격상승을 볼 수 있겠죠. 중국은 원자재가 풍부한 나라들에 투자해 원활한 교류를 유지하고, 혹여나 빚을 못 갚는 일이 생긴다면 간접적인 소유권을 얻게 되면서 실물자산 확보에 힘을 쓰고 있습니다.
중국의 부상이 불러오고 있는 또 다른 축의 변화는 강대국들 위주로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2014년 전만 해도 러시아와 중국이 거래할 때 달러의 비중이 98% 이상이었습니다. 하지만 두 나라는 점점 달러 의존도를 낮추려고 노력해왔고 2020년 현재에는 유로화, 달러, 위안화를 섞어서 거래하고 있습니다 (그림 16).
이는 유럽과 러시아가 무역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두 주체 간의 거래에서도 달러보다는 유로화가 이제는 더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인도와 러시아가 거래할 때도 달러보다는 루블화가 더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그림 17). 린 알덴은 OPEC 쪽에서도 중국에 석유를 수출할 때 위안화로 결제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 언급합니다. 중국에는 이미 위안화로 표기된 원유 선물거래시장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페트로달러 시스템에 균열이 생기고 있는 건 사실이고, 중국이라는 대항마가 나타나면서 그 트렌드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달러가 아직은 굳건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림 18). 린 알덴은 달러가 기축통화의 지위를 잃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전혀 아니라고 거듭 반복해서 말합니다. 단지 달러에 대한 수요가 많이 줄어들어 전 세계가 달러를 결제통화로 사용하는 페트로달러 시스템은 막을 내릴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뿐입니다.
미국 내부에서의 갈등
위에서 미국의 엘리트들에게는 페트로달러 시스템과 세계화가 그들에게 더 큰 부를 안겨주었다고 말씀드렸었습니다. 이는 미국의 국가경쟁력이 쇠퇴한 것과는 별개로 값싼 노동력이 불러온 물가하락을 강달러로 더욱 싸게 구입할 수 있게 되면서 미국의 부자들에게는 더할나위 없는 시기였습니다.
이 논의의 또 다른 핵심은 금융 혹은 테크 기업에서 일하는 미국의 엘리트들의 생산성과 소득은 오히려 늘었지만, 일반 노동자의 실질 소득은 페트로달러 시스템이 시작한 1971년 이후로 거의 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림 19). 실질 소득이 늘지 않은 것은 명백하고, 미국의 제조업이 해외로 나가면서 일거리를 잃어버린 사람들도 매우 많았습니다. 당연히 미국 내에서의 소득 및 자산 불평등으로 이어졌고 현 미국의 큰 갈등요소입니다.
미국의 불평등이 아주 심하다는 것은 보여주는 지표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일단 상위 1%가 소유하고 있는 부의 비중을 봤을 때 미국은 거의 35%를 보여주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그림 20).
또한, 소득 불평등도 상위 10%와 하위 90%를 비교했을 때 1930년대 이후 최악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림 21). 자산 불평등을 보여주는 부의 평균 값 / 부의 중윗값을 나타내는 지표에서도 미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하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림 22).
이런 불평등이 계속되면 어떤 방향으로든 부의 재분배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상류층에 부과하는 세금은 점점 많아질 것이고, 재무부는 연준의 도움을 받아 재정적자를 일으켜 점점 더 많은 현금을 저소득층에게 뿌릴 것입니다. 이렇게 불평등이 심화된 사회에서 정치의 양극화를 보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미국의 공화당은 점점 극우로, 민주당은 점점 극좌로 스탠스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림 23).
부의 재분배를 하는 가장 쉽고 또 역사적으로도 반복됐던 수단은 돈을 찍는 것입니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은 현재 장기부채 사이클의 끝에 와 있습니다 (그림24). 보통 이 시기에는 정부가 부채의 실질 가치를 감소시키기 위해 돈을 찍어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려고 노력합니다. 결국, 어떤 방향으로든 미국은 달러를 더 찍어낼 것입니다.
미국이 달러를 찍어내고 있다는 것을 여러가지 지표로 보여드릴 수 있겠지만 가장 충격적인 것은 밑의 그림 25입니다. 노란 선이 해외 국가들의 미국 국채 보유량을 보여주고 있고, 파란 선이 연준의 국채 보유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놀랍게도 올해 연준의 미국 국채 보유량은 해외 국가들이 과거 20-30년 동안 끊임없이 수출해서 저축해 둔 수치를 이미 넘었습니다.
미국이 페트로달러 시스템을 유지해왔던 원동력 중의 하나인 해외 국가들의 국채 매수는 크게 늘지 않고 있는 방면 연준은 계속 달러를 찍어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전에는 외국에서 투자를 받아 큰 소비를 했다면 이제는 연준이 그냥 돈을 찍어서 소비하는 행태까지 오게 됐습니다. 당연히 지속 가능한 시스템은 아닐 것입니다.
결론
짧게 결론을 내보자면 미국은 페트로달러 시스템을 시작하면서 트리핀 딜레마에 빠져 지속적인 무역적자를 운용해왔고 이는 대외순자산의 악화와 미국의 국가경쟁력 쇠퇴로 이어져 왔습니다. 이때 중국이라는 대항마가 생겨 점점 달러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고, 미국의 적대국 중 하나인 러시아를 위주로 균열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미국 내부에서는 불평등과 부채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어 큰 갈등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걸 달러의 관점에서 보면 두 가지의 측면에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먼저 달러 수요는 감소할 것입니다. 페트로달러 시스템은 뚜렷한 목표도 없어졌고, 지속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벌써 균열이 생기고 있고요. 린 알덴은 앞으로는 달러, 유로화, 엔화, 위안화 등이 기축통화의 지위를 두고 경쟁을 하는 다극체제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만큼 달러에 대한 수요는 준다는 얘기죠.
또한, 달러의 공급은 크게 늘어날 것입니다. 미국은 불평등을 해소해야 하고, 장기 부채 사이클의 끝에 와 있어 높은 가능성으로 돈을 찍어 큰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이미 코로나 사태로 인해 막대한 양의 돈을 찍어냈지만, 미래에도 이런 흐름이 계속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모든 건 달러가 약세로 간다는 결론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달러가 기축통화의 지위를 잃는 것과는 별개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전망이죠. 물론 중간에 단기적으로 달러 ‘spike’ ‘튀어오르는 일’은 있을 수도 있다는 말도 빼먹지 않습니다. 린 알덴의 전망이 맞을지 틀릴지는 모르겠지만,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페트로달러 시스템의 향방을 유심히 봐야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리서치 · 글 / Roger Kim *본 자료는 정보제공을 위해 작성되었으며, 펀드 등 금융투자상품 판매를 권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이루다투자일임의 김동주 대표는 유튜브와 블로그 활동명인 ‘김단테’로 더 친숙합니다. 올웨더 포트폴리오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유튜브를 시작했고, 해외 유명 투자자의 혹은 헤지펀드 관련 인터뷰를 전달하며 알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유튜버가 아닌 이루다투자일임의 대표 김동주에 대해 조명해보려 합니다. 경제와 투자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그가 이끄는 회사 ‘이루다투자’와 조직문화, 그리고 김동주 개인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회사 내에서는 서로 영어 이름을 부르는 만큼 편의를 위해 인터뷰에서도 단테라고 칭하도록 하겠습니다.
About 김동주
Q. 현재 관점에서 대학생 시절의 단테, 첫 창업을 했을 당시의 단테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그때로 돌아간다면 어떤 일에 집중하고 싶나요?
어떤 제품이건 ‘작게 만들어라‘라고 조언을 해주고 싶습니다. 제가 첫 창업을 했을 때 상점 주인을 위한 앱을 정말 힘들게 몇 달에 걸쳐 개발했는데, 정작 출시한 뒤 보니 그들은 그런 서비스를 원하지 않더라고요.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했던 것입니다. 몇 달간 개발하기 전에 작게 만들어 테스트해봤더라면 아니면 제품을 실제 사용하게 될 분들을 만나 미리 이야기를 들어봤다면, 시간 낭비도 하지 않고 제품도 더 좋은 방향으로 만들 수 있었겠죠.
그리고 대학생 시절의 제게는 ‘자본주의에 관심을 가져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투자를 공부하기 전에는 자본주의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않아서 자산관리가 엉망이었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자본주의에 관심이 있었다면 주변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통해 더 많은 자산을 축적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Q. 단테가 요새 가장 스트레스 받는 일 혹은 집중하고 있는 일은 뭔가요? 그리고 그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하시나요?
올웨더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에 관심이 많습니다. 다양한 영감은 있는데 어떤 형태로 조합을 해나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명상을 좀 했었는데 요즘엔 바빠서 그마저도 제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대신 가벼운 산책 혹은 음식을 먹으면서 저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곤 합니다.
About 이루다투자
Q. 지난 7월 이루다투자 서비스가 첫 출시되고, 이제 150일이 지났습니다. 다른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보다 이루다투자가 나은 점은 무엇일까요? 반대로 부족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희 서비스가 다른 회사의 서비스보다 나은 것은 진정성입니다. 단순히 좋다라고 말을 하는 것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정말 좋다면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행동으로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루다투자는 대표인 저부터 가장 많은 금액을 개인 고객으로서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루다투자의 투자 전략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하기 어려운 행동이겠죠.
또 하나의 장점은 수수료입니다. 우리 서비스의 수수료가 높을수록 고객의 수익은 줄어듭니다. 이 말을 반대로 하면 고객의 수익을 늘리기 위해선 우리가 받는 수수료는 최대한으로 낮춰야겠죠. 이루다투자의 기본 일임 수수료는 운용 금액의 0.3%인데 다른 회사들보다는 훨씬 낮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수수료가 운용금액의 1.0%인 회사가 있다면 저희 고객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보다 연평균 0.7%의 추가수익을 올린다고 말할 수 있겠죠.
이루다투자가 부족한 점은 트랙 레코드입니다. 아직 다른 곳에 비하면 이루다투자 서비스가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요. 이루다투자라는 서비스가 나오기 전까지 제 개인 계좌로만 운용되었기에 아무래도 좀 더 짧다고 느끼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거라 생각합니다.
Q. 단테가 꿈꾸는 혹은 그리는 3년 뒤 이루다투자는 어떤 모습인가요?
투자를 공부하면서 의외라고 생각했던 부분 중 하나는 한국에서 패시브 투자(자산시장, 자본주의가 우상향하는데 베팅하는 투자)에 대한 관심이 아주 적다는 것입니다. 한국과 다르게 미국에서는 패시브 투자가 어느정도 대세가 되어있거든요.
저는 이 패시브 투자의 중요성을 열심히 알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가장 무난한 투자 방법을 생각할 때 사람들의 머릿속에 이루다투자가 떠올랐으면 좋겠습니다.
About 조직문화
Q. 단테는 조직문화에 관심이 많고, 카카오에서 근무하던 시절에도 조직문화 TF 팀원으로 활동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단테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조직문화는 어떤 것인가요? 앞으로 이루다투자일임이 어떤 조직문화를 가진 회사가 되길 바라시나요?
예전에는 성공한 회사의 조직문화를 그대로 갖고 오는 게 우리 조직에도 도움이 될 거로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면 넷플릭스의 문화 같은 게 있겠죠.
그런데 카카오 시절 실제 조직문화 TF를 진행해보고 많은 사람과 대화를 나누면서 이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른데 미리 하나의 문화를 정해두는 게 맞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성공한 회사의 문화를 그대로 가져오기보단, 오히려 이루다투자의 초기 구성원들이 선호하는 문화로 시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루다투자가 수평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회사, 실무자에게 최대한 그 권한을 위임하고 실무자를 신뢰하는 회사가 되길 희망합니다.
Q. 결국 조직문화는 그 조직을 이루는 개개인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단테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리더는 어떤 리더인가요? 그리고 단테 스스로 생각하기에 본인은 어떤 리더인가요?
회사라는 조직의 특성상 리더 한 명이 모든 일을 맡아 해낼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는 좋은 사람을 잘 찾아야 하고, 그런 사람에게 자신이 하는 업무를 잘 위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너무 당연한 얘기겠지만, 함께 한 사람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줄 수 있는 리더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혼자서 잘 되는 것보다는 다같이 잘 되는게 세상에 더욱 더 좋은 영향을 가져다주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도 그러한 리더가 되려고 노력 중입니다. 함께 일하기로 한 사람은 철저히 신뢰합니다. 신뢰하지 않는 사람은 같이 일하지 않습니다. 회사에서 직원을 신뢰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 비효율적인 일들이 아주 많이 발생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물론 큰 회사에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이루다투자 같은 작은 회사에서는 서로 간의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업무를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 생각합니다.
Q. 단테가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선호하는 인재·동료상이 있다면?
자기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언제나 그럴 수는 없겠지만 자신의 일을 좋아하면 출근해서 즐겁게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이루다투자에서 함께 일하시는 분들도 그렇고, 또 혹시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금융을 사랑하시는 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금융을 사랑하게 되면 돈을 버는 것과 상관없이 자본주의 시스템 전체에 관한 관심, 또 여러 투자자나 기업인에 관한 관심으로 이어지게 되죠.
요즘은 이런 걸 덕질이라고 하는데, 금융과 관련된 모든 부분을 덕질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투자자에게 가장 바쁜 달은 5월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종합소득세와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를 신고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인데요. 해외주식 양도소득세가 무엇인지 생소한 분들을 위해 이번 글에서는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란 무엇인지, 과세 대상 및 신고 방법 그리고 가장 궁금해하실 절세 방법에 관해 이야기해 드리고자 합니다.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
해외법인이 외국 주식 시장에 상장한 것 (예시 : 애플, 테슬라, 구글, 아마존 등)
국내법인이 발행한 주식이 해외 증권시장에 상장된 것
세법에서 정한 대주주일 때만 과세 대상이 되는 국내 상장주식과 다르게, 해외주식은 누구나 보유하고 있던 해외주식을 매도한 경우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으로 5월 중 양도소득세 확정신고를 해야 합니다.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계산 방법
이때 양도소득세는 해외주식매매에서 발생한 총이익에서 기타 제비용과 기본 공제금액(250만 원)을 제한 금액의 22%로 계산되며, 과세대상자는 이를 신고 및 납부해야 합니다.
신고 및 납부 시 유의사항
신고 및 납부 시에는 몇 가지 유의사항이 있습니다.
양도차익 공제범위 이내 혹은 양도차손 발생 시에도 신고할 것 양도차익 공제범위 안이거나 양도차손이 발생한 때도 납세 관할 세무서장에 신고해야 합니다. 만약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를 신고하지 않는다면 무신고 가산세로 납부세액의 25%가 부과되고, 과소신고 시에는 10%, 나아가 납부불성실 가산세(연 10.95%)도 부과될 수 있습니다.
두 군데 이상의 증권사에서 거래하는 경우, 모두 합산해 신고할 것 매도가 있었던 모든 증권사의 내역을 전부 합산해서 신고하셔야 합니다. 특히 이루다투자를 이용하시는 고객 중 대신증권이 아닌 다른 증권사를 통해 매매가 있으셨던 분이라면, 다가오는 5월 해외 양도소득세 관련 신고 시 모든 증권사의 매매 내역을 합산하여 신고해야 하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 드립니다.
증권사 별 신고금액이 차이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할 것 증권사별로 취득가액 계산 방법이 다릅니다. 그러므로 동일종목을 매매했더라도 신고금액에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을 숙지하셔야 합니다.
*아래에서 증권사 별 양도소득세를 파악할 수 있는 HTS 화면번호 및 페이지 링크 확인 바랍니다.
앞서 설명해 드린 것처럼, 취득가액 계산은 증권사마다 다르게 계산하고 있으나 통상 증권사는 아래와 같은 세 가지 방법 중 한 가지를 택하여 취득가액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선입선출 (FIFO : First First Out) : 먼저 매입한 순서대로 매도되는 구조입니다.
후입선출 (Last In First Out) : 선입선출과 반대의 개념으로, 가장 늦게 매입한 수량부터 매도되는 구조입니다.
이동평균법 : 이동평균법은 매수매도의 평균단가를 적용하는 개념으로 보시면 됩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 취득가액 계산과 양도차익에 관해 설명해보겠습니다. 결제일 환율, 제비용을 무시하고 진행하겠습니다.
상황 가정 코로나 19가 발생하고 하락 시기 중 테슬라는 약 100달러에 1주를 1차 매입하였고, 이후 양적완화로 주식시장이 계속 오르자 테슬라 1주를 500달러에 추가로 매입하여 총 2주를 보유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해가 가기 전 테슬라 1주를 700달러에 매도했습니다.
선입선출의 경우, 먼저 매입한 100달러 1주를 매도하기 때문에 양도차익은 700-100 = 600달러이며, 600달러의 22%인 132달러가 양도소득세 납부필요 금액으로 산정됩니다.
후입선출의 경우, 늦게 매입한 500달러 1주를 매도하기 때문에 양도차익은 700-500 = 200달러이며, 200달러의 22%인 44달러가 양도소득세 납부 필요 금액으로 산정됩니다.
이동평균법의 경우, 대부분의 HTS 혹은 MTS를 이용하시는 고객께 익숙한 수치일 것입니다. 평균단가( 100+500 / 2 ) 300달러 1주를 매도하기 때문에 양도차익은 700-300 = 400달러이며, 400달러의 22%인 88달러가 양도소득세 납부필요 금액으로 산정됩니다.
직전 예시는 주가가 상당히 상승하였기에 후입선출이 세금측면에서 가장 좋은 결과를 보이지만, 그 폭이 좁아진다면, 다른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예시로, 테슬라의 주가가 상승이 아닌 하락을 하여 200에 팔았다고 가정하면서 결과를 만들어보겠습니다.
선입선출의 경우 양도차익은 200-100 = 100달러이며, 100달러의 22%인 22달러가 양도소득세 납부 필요 금액으로 산정됩니다.
후입선출의 경우 양도차익은 200-500 = -300달러이며, 손실확정이었기 때문에, 별도의 세금납부는 없어도 되지만 신고만 필요한 상황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동평균법의 경우, 양도차익은 200-300 = -100달러이며, 후입선출과 마찬가지로 세금납부는 없어도 되지만 신고는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처럼 어떤 증권사를 썼느냐, 얼마나 자주 어떤 타이밍에 매매를 하였느냐에 따라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250만 원 공제범위 내에서 수익을 확정 지을 요량으로 팔았지만, 오히려 손실을 확정 짓는 경우도 발생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양도소득세 절세 키포인트
양도손익과 기본공제 250만 원의 차액이 적을수록 양도소득세 역시 적어집니다. 따라서 양도손익을 최대한 기본 공제 250만 원과 가깝게 만드는 것이 양도소득세 절감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양도손익을 줄이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시는 방법에( ‘손실상계’ 혹은 ‘손익통산’이라는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해서 설명해드리고자 합니다. 개인 상황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시어 합법적으로 절세 혜택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손익통산 방법은 상황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집니다.
이미 수익을 실현한 종목이 있다면? 현재 손실 중인 종목을 처분하여 양도손익(수익-손실)을 줄여 양도소득세를 줄인 뒤, 다시 처분한 종목(손실 난 종목)을 재매수합니다. 이 방법은 손실이 확정되어 있고, 이익을 실현하고 싶을 때도 가능합니다.
유의사항 이 방법은 지금 당장의 세금은 줄일 수 있으나, 재매입한 주식의 매입단가가 낮아지기 때문에 나중에 내야 할 세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앞으로 계속 오를 것 같은 종목이 있다면? 250만 원 범위에서 수익을 확정 짓고 다시 매입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유의사항 매년 250만 원의 공제금액만큼 이득을 볼 수 있지만, 이는 해당 종목의 주가가 계속 오르리라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이루다투자 고객 대상 안내 이루다투자가 이용하는 대신증권의 경우, 이동평균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당일 매수 매도를 처리해도 양도소득세 상계처리가 가능합니다.
세금 문제로 고민이 많아지는 연말입니다. 이 시기 어떻게 매매를 해야 세금을 조금이나마 줄이고, 수익은 길게 가져갈 수 있을지 전략을 고민 중이신 분께 위 안내드린 내용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리서치 · 글 / Roby Jeon *본 자료는 정보제공을 위해 작성되었으며, 펀드 등 금융투자상품 판매를 권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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