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MO, Panagora, Mellon Investments, AQR의 채권 관련 의견 비교
  • GMO 명목 채권에 부정적. 명목 채권의 대안 옵션으로 회사채 또는 이머징마켓 채권 제안.
  • Panagora 명목 채권 투자 유지. 레버리지와 롤오버 수익을 통해 수익률 낼 수 있다는 견해.
  • Mellon 명목 채권 투자 유지. 유럽과 미국의 일본화가 예상되는 만큼 채권도 여전히 유용할 것이라는 주장.
  • AQR 명목 채권 투자 유지. 장기적인 자산배분 관점에서 변동성 중화, 다각화 역할 기능

2020년 10월 현재, 주요 선진국들의 채권 금리는 0에 근접하거나 마이너스인 상황입니다. 그렇기에 투자의 세계에서는 채권의 투자 가치를 평가하는 토론이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특히 얼마 전 소개해드린 것(관련 글 링크)처럼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가 7월에 발표한 리포트에서 명목 채권에 대한 강한 부정을 표하며 채권 관련 토론에 불을 지폈는데요. 블룸버그에서는 관련 논쟁을 기사로 다루기도 했습니다. [1] 이 글에서는 업계에 영향력이 있을 만한 큰 회사들 위주로 채권 투자 여부에 관한 여러 의견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GMO (Grantham, Mayo, Van Otterloo)

영국 투자업계의 전설 중 하나인 제레미 그랜덤이 이끄는 GMO에서는 브리지워터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GMO가 명목 채권에 부정적인 이유는 브리지워터와 비슷합니다.

1) 더이상 만족스러운 수익률을 내지 못한다.
2) 디프레션 시 헷지 능력을 상실했다.

위 두 가지 요인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먼저 주요 선진국들의 10년물 채권 금리를 보시면 마이너스이거나 0에 가까워 졌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림 1) GMO는 이로 인해 미래의 채권 수익률에 한계가 있을 거라고 말하고 있죠. 금리 자체가 낮은 것도 문제지만, 하락폭이 더 이상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주장합니다. GMO의 표현을 빌리자면 낮은 이자 수익 만으로는 더 이상 ‘만족스러운’ 수익률을 낼 수 없다고 합니다.

그림 1: 주요 선진국들의 10년물 채권 금리


채권의 낮은 금리는 특히 주식시장의 배당률과 비교했을 때 그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1990년부터의 데이터에서 주요 선진국들의 채권 금리는 2008년을 기준으로 꾸준히 주식시장의 배당률을 하회했습니다. (그림 2) 미국 같은 경우 예외적으로 금리 인상을 하면서 일본, 유럽과는 다른 길을 갔지만 최근 들어서는 비슷한 상황에 직면했죠. 이는 곧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리스크 프리미엄 이외에 현금 흐름의 측면에서도 더 나을 수 있다는 걸 시사합니다.

그림 2: 주식시장의 배당률을 하회하는 10년물 금리


또한 GMO는 채권이 경기침체 시의 헷지 능력을 상실했다고 말합니다. 보통 경기침체가 오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 하면서 채권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데요. (그림 3) 현시점에서는 금리가 너무 낮아 하락할 여지가 없기에 경기침체 시에도 채권의 수익률이 이전 같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림 3: 주식이 하락할 때면 채권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다


예컨대 이번 팬데믹 발 경기침체를 보면 GMO가 주장하는 것이 무엇인지 엿볼 수 있습니다. 금리가 이미 낮았던 유럽과 일본 같은 경우 주식이 폭락 했는데도 불구하고 10년 만기 채권의 수익률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림 4) 물론 미국의 채권은 여전히 준수한 수익률을 보였지만, GMO는 이번 경기침체가 미국 채권이 헷지 능력을 발휘한 마지막 이벤트였다고 말합니다.

그림 4: 이미 금리가 낮았던 유럽과 일본에서는 채권의 수익률이 좋지 않았다


그렇다면 명목 채권의 대체재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브리지워터가 금과 물가연동채권을 강력하게 추천한 것과는 반대로 GMO는 명목 채권의 완벽한 대체재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만족스러운 수익률을 내면서 헷지 능력도 갖고 있는 자산군은 명목 채권의 고유한 성질이었기 때문이죠.

먼저 물가연동채 같은 경우 스태그플레이션 시에는 상방이 없어 좋은 자산군이지만 디프레션을 헷지 할 수 없어 명목 채권을 대체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또한 유동성이 충분하지 못하므로 명목 채권처럼 쓸 수 없는 게 사실이죠. 금에 관해서도 역시 스태그플레이션 시에는 좋지만 디프레션 헷지가 완벽하게 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의외로 GMO는 다른 옵션들을 탐구합니다. 예컨대 미국의 명목 채권보다는 금리가 높은 회사채 또는 이머징 마켓의 채권이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말하죠. 실제로 GMO의 백테스트에 따르면 주식50/미채권50 보다 주식45/이머징 혹은 회사채 10/미채권45가 더 성적이 좋았고, 앞으로도 회사채 또는 이머징 채권 투자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디프레션 헷지 관련해서는 VIX 포지션 또는 풋옵션 등을 사는 것도 조심스럽게 추천합니다. 하지만 마켓타이밍을 맞추기 어려울 것이고 또한 고정 수입을 얻는 명목 채권과 달리 오히려 고정된 프리미엄을 내야 하므로 선천적으로 불리한 포지션인 게 분명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AQR의 좋은 논문이 있죠)

결론적으로 GMO는 브리지워터와 동의하면서도 명목 채권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고 다른 여러 옵션들을 연구중이라고 말합니다. 이처럼 명목 채권 투자를 포기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며 GMO 같은 전문적인 투자 회사도 그 대체재를 찾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Panagora

Panagora는 50조 이상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로 리스크 패러티라는 단어를 처음 쓴 곳으로 유명합니다. 역시 리스크 패러티의 핵심인 명목 채권 관련 토론에 빠지면 안되겠죠. 놀랍게도 Panagora는 브리지워터, GMO과 완전 상반된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Panagora에 따르면 금리가 낮은 것과는 별개로 명목 채권 투자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Panagora는 수익률 곡선이 여전히 가파른 것을 근거로 댑니다. 사실 투자자의 입장에서 기준 금리가 10%일 때 11%를 버는 것과 0%일 때 1%를 버는 것은 무위험자산 대비 초과수익만을 따져보면 그 결과가 같습니다. 또한 기준 금리가 10%일 때는 고인플레 시기였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금리가 낮을 때 덜 수익이 난다고 하더라도 구매력에는 큰 차이가 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수익률 곡선이 가파르다면 레버리지를 사용하고 채권 선물을 꾸준히 롤오버해서 수익을 얻는 리스크 패러티 특성 상 수익률에도 그렇게 큰 변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Panagora는 저금리 환경에서는 레버리지가 싸기 때문에 좋다고 말하죠. 브리지워터 같은 경우 수익률 곡선에서 얻을 수 있는 초과수익 마저도 역대 최저라고 반박할 것 같긴 합니다.

아무튼 금리가 역대급으로 낮은 건 사실이고 금리의 하락폭도 그만큼 없어졌으니 관련 백테스트를 해보자고 Panagora는 말합니다. 이 리포트에서는 흔한 채권 인덱스인 Bloomberg Barclays Global Treasury Index를 LY (저금리 국가들) 와 Ex LY (그 외) 로 나눠서 백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죠. 먼저 LY의 평균 채권 금리가 1% 이상인 1999-2012 구간을 보면 수익률, 샤프지수 모두 Ex LY가 더 우월합니다. 하지만 LY의 평균 채권 금리가 1% 이하인 2012-2019 구간을 보면 저금리인데도 불구하고 LY의 수익률이 꽤 좋고, 샤프지수도 Ex LY보다 더 좋습니다.

그림 5: 저금리 국가들의 채권 인덱스 성적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Panagora는 더 나아가 변동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백테스트를 진행한 두 구간 모두에서 LY의 변동성이 훨씬 낮았으며 저금리에 진입할 수록 채권은 낮은 변동성을 꾸준히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림 6) 이는 레버리지를 많이 사용하는 리스크 패러티 펀드들에게 유리한 구조라고 Panagora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밑의 그림에서 볼 수 있듯 저금리 시기에는 국가에서 만기가 긴 채권들을 발행하면서 채권 인덱스의 평균 만기가 길어집니다. 이는 저금리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으로 금리가 높은 채권이 시장에 많이 풀려있어 인덱스의 수익률이 높을 수도 있다는 걸 뜻합니다.

그림 6: 저금리 구간에서 채권의 변동성은 낮고, 만기는 길어진다


마지막으로 Panagora는 채권과 주식의 상관관계가 여전히 음수이므로 채권투자는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중화시켜주는 데에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림 7) 기간이 그리 길지 않고 최근 20년은 디스인플레이션 편향이 심해서 정답이 될 수는 없지만, LY가 Ex LY에 비해 크게 다르지 않는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게 흥미롭습니다.

그림 7: 주식과 채권의 상관관계는 여전히 음수이다


게다가 Panagora는 주식과 채권의 상관관계에는 양수의 convexity가 존재하므로 주식의 수익률이 좋을 때에는 상관관계가 그리 낮지 않지만 주식의 수익률이 안 좋을 때에는 상관관계가 크게 떨어진다고 주장합니다. 예컨대 LY의 경우 2012-2019 구간에서 주식의 수익률이 높았을 때는 주식과 채권의 상관관계가 양수였지만, 반대의 케이스에서는 상관관계가 음수였습니다. (그림 8) 이는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중화시켜주는데에 큰 역할을 합니다.

그림 8: 주식과 채권의 상관관계에는 양수의 convexity가 존재한다


짧게 정리해보자면 Panagora는 수익률 곡선이 가파르기 때문에 레버리지와 롤오버 수익을 통해 원하는 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저금리 국가들을 이용한 1999년부터의 백테스팅으로 저금리 환경에서도 명목 채권은 수익이 난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또한 주식과의 상관관계가 여전히 음수인것도 언급하고 있고요. Panagora 내부적으로 돌려본 레버리지를 이용한 리스크 패러티 포트폴리오의 백테스팅 결과도 훌륭합니다. (그림 9) 변동성을 10%에 맞추고 주식과 채권의 리스크를 50/50으로 양분한 포트폴리오의 결과인데요, 주식 60/채권 40 포트폴리오를 압도하고 있지요. 더욱 재밌는 건 여기에서도 LY가 Ex LY보다 수익률이 좋습니다!

이 리포트의 결론에서 나오는 흥미로운 의견 중 하나는 채권을 레버리지 하는 것이 주식으로 자금을 옮기는 등의 다른 리스크를 택하는 것보다 합리적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GMO의 리포트와 비슷하게도 명목 채권의 대안을 찾는 것은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고, Panagora는 채권을 레버리지 하는 것으로 이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기존 리스크 패러티의 원칙을 크게 벗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림 9: 리스크 패러티 포트폴리오가 60/40을 크게 아웃퍼폼 했을 것이다

Mellon Investments

2,000조 이상을 운용하는 BNY Mellon의 자회사인 Mellon Investments (이하 Mellon)에도 리스크 패러티 펀드가 있습니다. 역시나 올해 7월에 채권에 관한 리포트를 발행했는데요. 전반적인 의견은 브리지워터 보다는 Panagora랑 더 비슷합니다.

Mellon이 첫번째로 강조하는 부분은 Panagora랑 비슷하게도 수익률 곡선과 롤오버 수익입니다. 리스크 패러티 펀드들은 채권 선물을 꾸준히 롤오버 하기 때문에 이자 수익외에도 롤오버 수익이 있습니다 (밑줄 쳐진 부분). (그림 9) 이 롤오버 수익은 수익률 곡선이 역전 되지만 않는다면 얻을 수 있으며 수익률 곡선이 더 가파를수록 더 많이 얻게 되죠. 물론 레버리지를 써서 수익률을 끌어 올릴 수도 있습니다.

그림 10: 리스크 패러티 펀드들은 이자 수익 외에도 롤오버 수익을 얻는다


그러므로 Mellon에서는 롤오버 수익이 있고, 필요시 레버리지를 쓸 수 있기 때문에 채권 수익률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위의 공식대로 주요 선진국 채권의 수익률을 계산해 봤을 시 장기적인 평균 수익률이 0.5%가 나오고, 예상 수익률이 지금의 수준보다 낮았던 시기도 4번이나 있었다고 합니다. (그림 11) 다시 말해 Mellon에 따르면 지금이 그리 특별한 시기가 아니며 채권은 앞으로도 꾸준한 수익을 내줄 것처럼 보입니다.

그림 11: 주요 선진국 채권의 평균 예상 수익률은 장기적으로 0.5%이다


또한 Mellon에서는 주식과 채권의 월별 상관관계의 지난 5년 평균이 -0.4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림 12) 리스크 패러티 전략에서 레버리지 만큼 중요한 게 결국 자산군간의 상관관계이죠. 2015년부터의 데이터라 기간이 너무 짧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아래에 설명하듯이 Mellon은 중앙은행의 저금리 기조가 아주 오래 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림 12: 주식과 채권의 상관관계는 음수이고 이 패러다임은 오래 갈 것이다


브리지워터가 스태그플레이션의 시나리오를 높게 보는 반면, Mellon에서는 유럽과 미국이 ‘일본화’를 겪게 될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다고 주장합니다. Mellon에 따르면 ‘일본화’란 높은 부채율과 고령화, 그리고 기술 발전이 불러오는 지속적으로 낮은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인데요. (그림 13, 14) 특히 통화 정책이 힘을 잃게 되면서 장기간 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림 15) 저금리가 유지된다는 건 곧 적어도 명목 채권의 큰 가격하락을 보지는 않을 거라는 것이죠.

그림 13: ‘일본화’와 성장률
그림 14: ‘일본화’와 인플레이션
그림 15: 유럽과 미국도 장기간 저금리를 유지할 것


그렇다면 일본에서 채권이 어느 정도의 수익률을 거뒀는지 알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Mellon은 일본이 제로금리를 1999년부터 적용했으므로 2000년 부터의 백테스팅을 제공합니다. 놀랍게도 일본의 명목 채권은 연평균 1.95%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0.86%의 수익률을 보인 주식을 압도했습니다. 샤프지수도 주식의 0.04에 비해 0.64를 기록했고요. 이는 저금리 상황에서도 채권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만약 Mellon의 말대로 미국과 유럽이 ‘일본화’를 겪게 된다면 주식의 장기적인 수익률 매우 안 좋을 수도 있기 때문에 채권을 홀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할 수도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그림 16: 일본의 채권은 준수한 수익률을 보여왔다


결론적으로 Mellon은 Panagora와 굉장히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리스크 패러티 철학에 기반해 채권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걸 강조하면서 주식과의 상관관계도 유지한다는 걸 말하고 있죠. Panagora와 다른 점 중 하나는 좀 더 구체적인 패러다임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 미국과 유럽의 ‘일본화’를 주장하면서 채권이 여전히 유용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AQR (2017)

이런 토론의 장에서 AQR이 빠질 수 없겠죠. 아쉽게도 최근에 나온 리포트는 없지만 2017년에 나온 ‘저금리 시대의 자산배분’이란 리포트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AQR의 장점은 긴 시계열의 데이터를 사용해 장기적인 관점을 제공해 준다는 것이고, 이 리포트에서도 그 성향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Panagora의 리포트에서도 말했듯이 AQR은 무위험자산 대비 초과수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결국 중요한 것은 수익률 곡선이죠. 수익률 곡선이 가파르게 유지되는 이상 위에서 말한 롤오버 수익과 레버리지가 있기 때문에 채권 투자자는 유의미한 수익률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여러 선진국들의 데이터를 봤을 때 10년물-3개월물 스프레드와 미래 채권 초과수익 간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림 17) 물론 스프레드가 클 수록 초과수익률이 큰 게 사실이고요.

그림 17: 10년물-3개월물 스프레드와 미래 채권 초과수익 간의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좀 더 장기적인 데이터로 미국을 봤을 때도 그 결론은 같습니다. (그림 18) 10년물-3개월물 스프레드가 (검은 선)이 0보다 클 때, 즉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지만 않는다면 채권은 꾸준히 수익을 내왔습니다. AQR에 따르면 2017년도 즈음에는 이 스프레드가 2% 근처에 꽤나 준수한 수준이었고요. 물론 지금은 훨씬 작아진 게 사실입니다.

그림 18


더 나아가 AQR은 장기적인 자산배분의 관점에서 이 논의를 접근합니다. 1954년부터의 데이터를 봤을 때 채권의 수익은 가격 상승에서 오는 게 아니라 이자 수익과 롤오버 수익에서 온다고 주장하면서 말이죠. (그림 19) 1954년 부터의 데이터라면 70년대의 금리 인상 시기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이 주장이 말이 됩니다. 금리 인상 시기에는 채권 가격의 큰 폭락이 있었을 거니까요. 아무튼 AQR은 초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중앙은행의 금리 기조가 채권 수익률에 별로 중요한 요인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림 19: 장기적으로 봤을 때 채권의 수익은 가격 상승에서 오지 않는다


더불어 AQR도 주식과 채권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언급을 하는데 여기에서도 장기 시계열의 데이터를 가져옵니다. 지난 70년의 데이터를 보면 주식/채권/원자재 간의 평균 상관관계는 0에 수렴하는 게 사실이고, 주식-채권 간에도 시기별로 다르긴 하지만 큰 상관관계를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림 20) 음수의 상관관계를 예상하는 자산배분 투자자 입장에서는 조금 놀라울 수도 있죠. AQR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자산군은 시기별로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중화해주는 역할을 해주며 다각화를 해주기 때문에 충분히 유용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림 20: 주식/채권/원자재 간의 평균 상관관계는 0에 수렴한다


마지막으로 AQR은 자산배분 투자자가 가장 피해야 하는 것 중 하나가 미래를 예측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브리지워터와 Mellon은 각자 가능성이 높은 패러다임을 예측해놓고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지만, AQR은 어떤 패러다임이 올지를 맞추는 것은 확률적으로 굉장히 어렵다고 말하죠. 예컨대 현재 미국 명목 채권 금리가 매우 낮지만 충분히 마이너스 금리까지 더 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럼 마이너스 금리 이후는? 이라고 묻는 게 브리지워터와 GMO의 입장이긴 하지만 AQR은 이미 제로금리를 도입했었던 1930년대까지 백테스팅을 했죠. 장기적인 관점을 제공해 주는 데에 있어서 AQR의 리포트는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리서치 · 글 / Roger Kim

*본 자료는 정보제공을 위해 작성되었으며, 펀드 등 금융투자상품 판매를 권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참고 문서
[1] 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20-09-02/bridgewater-s-risk-parity-shift-jolts-a-400-billion-quant-trade
AQR. (2017, Q4). Asset Allocation in a Low Yield Environment. Retrieved from AQR.
Croce, R. (2020, July). Risk Parity Makes Sense Now. Retrieved from Mellon Investments.
Inker, B. (2020, 2Q). Government Bonds Have Given Us So Much – Do they have anything left to give? Retrieved from GMO.
Qian, E., & Belton, B. (2020, May). Bond Yields Are Low, Fortunately, Risk Parity’s Utility is High. Retrieved from PanAgora.


※ 2022년 5월 31일, 이루다투자의 이름이 든든으로 새롭게 바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