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너스 금리가 가져올 투자 환경의 변화
  • 금리가 떨어져도, 인플레이션이 찾아와도 대비가 가능한 올웨더 포트폴리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는 지난 3월 15일 긴급회의를 열고, 기준 금리를 0.00%~0.25%로 조정했습니다. 기존 1.00%~1.25%에서 1%포인트 하향한 것입니다. 이로써 미국은 2015년 12월 이전의 제로금리로 다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미국의 기준금리가 마이너스가 될지 안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전보다 그 가능성은 커진 것 같습니다. 이미 제로 금리 상태이지만 경기 부양을 위해 마이너스 금리까지 내릴 수도 있습니다. 미국의 마이너스 금리는 전례가 없어서,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투자를 해야 할지 기존의 투자 전략들이 유효할지 많은 걱정이 생길 것입니다. 하워드 막스의 메모와 AQR의 논문을 통해 마이너스 금리가 가져올 변화를 정리해보았습니다.

마이너스 금리가 가져올 변화


1) 저축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

‘마이너스 금리’란 말 그대로 금리가 0% 이하인 상태입니다. 과거에는 돈을 맡기면 이자를 받았는데, 마이너스 금리의 시대에서는 돈을 맡기기 위해 이자를 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개인이 투자하는 소규모의 자금에는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미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 중인 일본과 스위스 등에서는 마이너스 금리를 일반인과 기업예금에는 적용하지 않으며, 시중 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예금에만 적용하고 있습니다.


2) 경기부양 효과

오늘날 각 나라에서 금리를 낮추는 이유는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입니다. 마이너스 금리가 되면 시중 은행이 중앙은행에 돈을 맡기기보단 대출 확대에 나서고 투자와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마이너스 금리가 경기부양 효과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함으로써 경기가 나쁘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했는데도 경기가 부양되지 않으면, 더는 꺼낼 수 있는 카드가 남아있지 않은 셈입니다. 실제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도 경기부양에 그다지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3) 위험자산 선호 효과

일부 투자자는 안전한 곳에 투자해서 확실한 손해를 보느니, 거꾸로 적은 수익률을 준다고 하더라도 더 높은 위험 부담이 있는 자산에 투자하기도 합니다. 기존에 은행 예·적금은 적지만 확실한 수익을 안겨주었다면, 마이너스 금리 상황에선 반대로 확실한 손해를 안겨주는 상품이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주식, 정크본드, 부동산, 사모펀드, 벤처캐피털 같은 투자 위험도가 높은 자산을 선호하게 될 수 있습니다.


4) 연기금, 보험 등의 수익성 악화

연기금이나 보험 등은 개인에게 자금을 받아두고, 그 자금을 운용하여 돌려주어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 반드시 갚아야 하는 부채가 있는 것입니다. 현재 금리가 적당하여 그들이 자금을 운용하는 데 문제가 없으면 상관이 없지만, 그들이 자금을 운용하려고 보니 현재 금리가 마이너스에 가까워서 안전자산으로 알려진 미국 국채 등에 투자해도 미래의 수급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수익률을 보장할 수 없게 됩니다. 기금의 이러한 문제는 결국 개인의 피해로 확산할 가능성이 큽니다.

마이너스 금리 시대, 올웨더 투자자는?


그렇다면 마이너스 금리의 시대에서 올웨더(All Weather) 투자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이 질문에 대한 결론부터 말하자면 바뀔 것이 없습니다. 마이너스 금리는 올 수도 있고, 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찌 되었건 간에 올웨더 전략 방식의 투자자들이 투자해야 하는 자산군의 종류가 크게 바뀔만한 이유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금리가 더 떨어지거나 지금과 비슷한 상황에선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장기채 덕에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큽니다. 다른 변수 중 하나는 인플레이션인데,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금리를 빨리 인상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주식과 장기채는 손해를 볼 것입니다. 하지만 금, 원자재, 물가연동채 등으로 올웨더 포트폴리오는 방어할 수 있습니다.

아마 올웨더 포트폴리오의 자산구성, 각 자산의 성질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께서는 이 말이 잘 이해가 안 가거나, 와 닿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다음번엔 올웨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각 자산군에 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참고 글
AQR (2019), “At Any Rate”.
https://www.aqr.com/Insights/Research/Macro-Wrap-Up/At-Any-Rate
Memos from Howard Marks (2019), “Mysterious”
https://www.oaktreecapital.com/docs/default-source/memos/mysterious.pdf?sfvrsn=12


※ 2022년 5월 31일, 이루다투자의 이름이 든든으로 새롭게 바뀌었습니다.